겐지모노가타리와 우지 우지주조 관련 옛 터
 
겐지 이야기(겐지모노가타리, 源氏物語)의 줄거리
어느 한 옛날, 한 여성이 당시 천황의 총애를 온 몸에 받으며 달덩이같은 왕자를 낳았다. 그러나, 그녀는 다른 비빈들의 질투와 박해를 받으며 젊은 나이로 죽고 만다. 천황은 강력한 후견인이 없는 왕자를 황태자로 책립하면 오히려 고통이 뒤따를 것으로 생각하여 그를 신하의 신분으로 낮추어 겐지(源氏)라는 성을 하사한다. 그가 바로 태양빛처럼 밝게 빛나는 아름다운 겐지, 즉 [히카루 겐지]라고 불리우는 주인공이다.
천황은 히카루 겐지가 아직 어릴 때, 그의 죽은 어머니와 꼭닮은 후지쓰보(藤壺)를 새 아내로 맞이한다.
히카루 겐지는 어머니의 옛 모습을 그리워하며 그녀를 사모하게 돼 결국, 그녀는 히카루 겐지의 아이인 레이제이(冷泉)를 잉태한다.
히카루 겐지는 이러한 밀통의 죄를 뉘우치고 고통스러워하며 평생을 보낸다.
그러한 가운데 어느 날 히카루 겐지는 후지쓰보의 조카뻘되는 소녀인 무라사키노우에(紫之上)를 우연히 만나게 돼 출신이 불행한 그녀를 자신의 이상으로 여기는 여성으로 만들어 나간다. 그외에도 전 황태자의 미망인, 남편있는 여인, 친구의 연인, 세상 물정을 모르는 양갓집 처녀, 60살이 가까운 늙은 궁녀 그리고 정적의 딸 등 다양한 여인들과 연애를 벌이며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히카루 겐지였지만 그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항상 죽은 어머니에 대한 채울 수 없는 간절한 그리움이 자리잡고 있었다. 부친의 뒤를 이어 형 스자쿠(朱雀)가 천황이 되었을 때, 히카루 겐지는 자신의 정적의 딸과 사랑에 빠진 것이 원인이 되어 수도를 떠나 당시로서는 벽지였던, 지금의 고베(神戶) 부근으로 도망치게 된다. 그곳에서 수도에서 옮겨와 살고 있던 귀족의 딸인 아카시노키미(明石之君)와 맺어지게 되어 마침내 그녀는 딸 하나를 낳게 된다. 형이 퇴위한 뒤, 자신의 아들인 레이제이(冷泉) 천황이 즉위하면서부터 히카루 겐지는 곧 정계에 복귀하여 대정치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히카루 겐지는 계절마다 제각기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좋은 정원이 딸린 대저택인 로쿠조인(六條院)을 짓고 무라사키노우에, 아카시노키미 등 사랑하는 여인들을 함께 살게 하며 이상적인 생활을 영위한다.
그러나, 늙고 병든 형이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 딸인 온나산노미야(女三之宮)의 행복을 생각한 나머지, 그녀를 히카루 겐지에게 시집 보내기로 결정하면서부터 여인들 사이의 갈등이 싹트며 비극이 시작된다.
유치하고 어린 탓에 히카루 겐지의 기대를 저버린 온나산노미야는 겐지의 친구의 아들과 정을 통해 훗날 우지주조의 주인공이 되는 가오루(薰)를 잉태한다.
히카루 겐지는 후지쓰보와 자신 사이의 불륜의 아들인 레이제이(冷泉) 천황의 일을 생각하며 운명의 인과응보에 상심한 채 출가 준비를 서두른다.
히카루 겐지가 세상을 뜬 뒤, 겐지 이야기는 무대를 우지로 옮겨 그를 꼭빼어 닮았다는 막내아들 가오루와 손자에 해당하는 제3왕자 니오노미야가 3명의 아름다운 처녀들을 둘러싸고 펼치는 슬픈 사랑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하시히메(橋姬)
우지주조(宇治十帖)는 [이 무렵]이란 말부터 시작되며 전편의 히카루 겐지(光源氏)의 세계에서는 그늘 속에 가려진 존재에 불과했던 하치노미야(八之宮, 겐지의 이복 동생)가 갑자기 등장한다. 불륜에 의해 사생아로 태어난 가오루(薰)는, 독실한 재가 불신자로서 거리의 성인이라 불리우는 하치노미야(八之宮)의 생활 태도에 깊이 공감하여 그를 마음속의 스승으로 삼아 사숙하게 된다.
그런 생활중 3년째를 맞은 늦은 가을, 때마침 하치노미야가 외출한 것을 모르고 우지(宇治)를 방문한 가오루는 밝은 달빛 아래에서 가야금을 타고 있는 하치노미야의 두 딸의 모습을 보고 큰 딸인 오이기미(大君)에게 연정을 품게 된다. 더욱이 그 직후 가오루는 부친이 옛날 사귀고 있었던 여인을 만나 자신에 대한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다.
우지주조는 이러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교토와 우지를 무대로 전편과는 달리 매우 어두운 세계가 전개된다.

시이가모토(椎本)
가오루로부터 하치노미야의 두 딸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니오노미야(勾之宮)는 새봄을 맞아 하세데라(長谷寺) 절의 관음보살의 첫 참배를 미치고 돌아오는 길에 우지에 들러 나카노키미(中之君)와 시를 통해 화답을 주고 받는다. 그후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하치노미야는 가오루에게 두 딸의 장래를 부탁하고 딸들에게는 이런저런 유언을 남긴뒤 죽음을 맞이하러 산사로 들어가 버린다. 성불(成佛)의 길을 택한 하치노미야는 두 딸들이 임종을 지켜보는 것도 마다하고 혼자서 불귀의 객이 된다. 그의 부음을 전해 들은 오이기미와 나카노키미는 망연자실하여 눈물 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하치노미야의 죽음은 곧 교토에 있는 가오루에게도 알려졌고 조문을 위해 달려간 가오루는 슬픔에 젖어있는 두 자매를 대신해 후견인으로 일체의 장례 행사를 치룬다. 다음해, 가오루는 하시히메(橋姬)권 이후 두번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오루의 사랑은 이루어질 것같지 않다. 이야기가 해피엔드 따위는 바라지 않는 듯이 보인다.

아게마키(總角)
1주기가 끝나고 하치노미야의 상(喪)이 철상된다. 가오루는 오이기미의 침소에 몰래 들어가는데 성공하지만 그를 안 오이기미는 나카노키미를 남겨놓고 빠져나간다. 오이기미는 동생인 나카노키미야말로 가오루의 상대로서 더욱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가오루는 나카노키미에게는 끝내 관심이 없었다. 오이기미를 향한 가오루의 변함없는 사랑은 여기에서도 확인된다. 가오루는 스스로 묘안을 생각해내고, 아무도 모르게 살짝 나카노키미와 니오노미야의 두사람을 맺어준다. 그런 일이 있은 뒤, 니오노미야가 나카노키미를 찾는 일이 점점 뜸해지자 이를 걱정한 오이기미는 몸져 눕는다.
중병에 걸린 오이기미는 더 이상 가오루를 멀리 하지 않으나, 가오루가 지켜보는 가운데 초목이 마르듯 숨을 거둔다.
가장 사랑해던 여인을 잃은 가오루는 하치노미야 때와 마찬가지로 그녀의 장례 일체를 도맡아 처리한다. 천황이 보낸 조문 사절도 찾아왔지만 오이기미와 정식 혼례를 치루지 않았기 때문에 가오루는 상복 조차 입을 수 없었다.

사와라비(早蕨)
오이기미의 죽음으로 슬픔에 잠겨 있는 우지(宇治)에도 봄은 잊지않고 찾아왔다. 산사에 있는 아자리(阿闍梨)는 예년과 다름없이 새순의 고사리 나물, 쇠뜨기 나물을 보내왔다. 그렇지만 재작년의 하치노미야에 이어 작년에는 오이기미, 2년 연거퍼 소중한 가족을 잃은 나카노키미는 더이상 의지할 곳이라고는 낭군인 니오노미야 그리고 가오루밖에 없었다. 그러한 나카노키미가 우지를 떠나게 되었다. 우지로 나카노키미를 찾아오는 일이 곤란하게 된 니오노미야가 그녀를 자신의 집인 니조인(二條院)으로 이사하게 한 것이다. 가오루는 겉으로는 나카노키미의 후견인 역할에 충실하였지만, 그녀의 모습에서 오이기미의 자태를 느끼면서 예전에 그녀를 자신의 여인으로 맞이하지 않았던 일을 후회하였다. 예민한 니오노미야는 이를 일찌감치 알아차렸으며 나카노키미 역시 번민에 빠지게 된다.

야도리기(宿木)
오노미야가 유기리(夕霧)의 딸인 로쿠노키미(六之君)와 결혼하게 됨으로 나카노키미는 큰 충격을 받는다. 하치노미야의 유언을 저버리고 우지를 떠나온 것을 후회하는 나카노키미는 가오루에게 자신을 우지에 데려가 달라고 간청한다. 가오루는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연정을 밝히지만 그녀가 임신중임을 알고 생각을 고쳐 먹는다. 가오루의 연정과 니오노미야의 질투 사이에 고민하게 된 나카노키미는 오이기미와 꼭닮은 이복 동생 우키후네(浮舟)의 존재를 말하게 된다. 가오루는 금상 천황의 중개로 온나니노미야(女二之宮)와 결혼을 하였다. 그래도 오이기미를 잊지 못하는 가오루는 우지에 오이기미의 불당을 세워 그녀의 넋을 공양할 계획을 세운다. 이런 계획 때문에 우지를 방문한 가오루는 우연히 하쓰세(初瀨)에 참배하고 돌아가는 길에 그곳을 들른 우키후네를 만나 오이기미와 꼭닮은 모습에 놀라게 된다. 이 만남으로 인해 우지주조의 후반부는 가오루와 우키후네의 연애 이야기로 전개된다.

아즈마야(東屋)
사콘노쇼쇼(佐近少將)와의 혼담이 깨어진 우키후네는 기분 전환을 위해 나카노키미 집으로 간다. 바로 그때 집에 돌아온 니오노미야는 나카노키미가 머리를 감고 있는 동안 우키후네를 신참 시녀라고 생각하고 집적거렸다. 난처한 장면은 일단 모면했지만 위험을 느낀 우키후네는 급히 산조(三條) 거리의 작은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한편, 우키후네의 거처를 알게 된 가오루는 벤노키미의 안내를 받아 산조 거리에 있는 우키후네의 작은 집을 찾아 마침내 우키후네와 정을 맺는다. 오이기미가 살아있을 때에는 그토록 조심스러워 했지만 이번에는 주저없이 우키후네를 품에 안았다. 친왕(親王)의 딸인 오이기미는 정중하게 대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우키후네는 이복 동생이며 그 위에 지방 수령의 딸에 불과했다. 결국 우키후네는 가오루의 첩(愛人)이 되었다. 그렇지만 우키후네는 가오루에게 있어 어디끼지나 오이기미에 대한 연정을 대신한 대역에 불과했다. 이는 전편에서 무라사키(紫)의 인연이 반복되는 것(우지의 인연)이기도 하다. 과연 우키후네는 사랑했던 옛 여인의 인연이라는 주술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키후네(浮舟)
우키후네를 놓치게 된 니오노미야는 이후에도 계속 우키후네에 대한 집념을 저버리지 않았다. 그런 우키후네가 우지에서 가오루의 여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니오노미야는 가오루에 대한 라이벌 의식도 작용해, 충동적으로 우지를 찾아가 가오루를 가장하며 강제로 우키후네를 품에 안았다.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면 뉘우칠수록 더욱더 니오노미야에 끌리게 된 우키후네였다. 그후 눈 길을 무릅쓰고 찾아온 니오노미야는 우키후네를 강 건너편 별장으로 데리고 가 그곳에서 격정적인 이틀을 보냈다. 그러나 이런 니오노미야의 행동은 결국 가오루가 알게 되었다. 가오루는 우키후네의 불륜을 엄하게 꾸짖는 한편 그녀를 교토로 데리고 갈 생각을 하였다. 니오노미야 역시 우키후네를 데려간다는 계획을 알고 있었으나 경계가 엄중해 감히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 성격이 서로 다른 두 남자의 사랑 사이에 끼여 번민하면서 어찌할 도리 없이 막다른 궁지까지 내몰린 우키후네는 교토로의 이사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결국 물속에 뛰어들어 죽겠다는 자살을 결심하게 된다.

가게로(蜻蛉)
우키후네가 물에 빠져 죽었다고 판단한 우키후네의 모친 주조노키미(中將之君)는 그날밤에 바로 시신도 없이 장례를 치룬다. 어이없는 사건의 전개 속에 우키후네를 잃은 니오노미야와 가오루는 비탄에 잠긴다. 우키후네의 49일제가 끝난 뒤 이야기는 갑자기 금상 천황의 온나이치노미야(女一之宮) 이야기로 바뀌며 계속된다. 아카시(明石) 중궁이 직접 주최한 법화팔강회(法華八講會)의 자리에서 가오루는 얼음을 가지고 노는 아름다운 모습의 온나이치노미야를 보게 된다. 야도리기(宿木)권에서 온나니노미야와 결혼한 가오루는 그녀에게 온나이치노미야와 꼭같은 얇은 홑옷을 입히고 얼음까지 손에 들게 해 자신과 만났던 장면을 재연해보지만 이복 동생인 까닭인지 그 아름다운 모습에는 훨씬 못미친다. 연정을 품은 여인에 대한 가오루의 병적인 집착은 이미 시이가모토(椎本)권과 아게마키(總角)권에도 엿보이지만, 여기에서는 우키후네의 퇴장과 함께 온나이치노미야는 갑자기 여주인공으로 각광을 받으며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온나이치노미야 이야기는 결국 더이상 이어지지 않는다. 무슨 영문이지 이미 죽었을 우키후네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데나라이(手習)
우지인(宇治院) 뒷편의 숲속에 쓰러져 있었던 우키후네는 우연히 그곳을 지나던 요카와(橫川) 스님 일행에게 발견되어 오노(小野)의 암자로 옮겨져 생활하게 되었다. 스님의 여동생인 비구니 스님은 죽은 자기 딸의 환생인듯 우키후네를 정성껏 돌보아주었다. 여기에서도 우키후네는 대역인 셈이다. 그러나 불행한 자신의 생애를 되돌아보며 자각하게 된 우키후네는 스님에게 반강제적으로 청원하여 출가한다. 우키후네는 자신을 처음 발견하고 돌보아준 그 스님의 손에 의해 다시 이번에는 머리를 깍은 것이다. 그토록 염원해떤 출가가 이루어지자 우키후네는 마침내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불교 수행에 정진한다.
그런 우키후네의 귀에 아직도 그녀를 잊지 못하고 슬픔에 젖어 있다는 가오루의 소식이 전해진다. 한편 우키후네의 생존 소식은 요카와 스님에 의해 아카시(明石) 중궁에게도 알려지고 마침내 가오루의 귀에도 들어가게 된다. 깜짝 놀란 가오루는 우키후네의 배다른 동생인 (고기미(小君))를 데리고 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요카와 스님을 방문한다.

유메노우키하시(夢浮橋)
요카와에서 스님으로부터 우키후네가 살아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가오루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그러한 가오루의 모습을 본 스님은 우키후네를 경솔하게 출가시킨 것을 후회하였다. 그날 밤, 요카와에서 돌아가는 가오루 일행이 밝힌 수많은 횃불은 우키후네가 있는 산장에서도 멀리 바라보였다.
교토에 돌아온 다음날, 가오루는 다시 고기미(小君)를 심부름꾼으로 하여 우키후네에게 편지를 보낸다. 우키후네는 고기미를 보고 모친의 얼굴이 떠올랐지만 이내 사람을 잘못보았다면서 대면조차 하지 않은채 편지의 답장도 거절했다. 소득없이 돌아온 고기미를 보고 가오루는 여러가지 상념에 젖어들었다. 출가한 몸이기에 가오루와의 연락을 끊으려는 우키후네와 고통스런 속세를 떠날 것을 꿈꾸지만 현실의 타성에 젖어 있는 가오루, 대조족인 두 남녀 주인공이 스쳐 지나가는 모습이 정교하게 묘사되며 겐지 이야기는 54첩에 이르는 그 장편의 막을 내린다. 이후 두 사람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 그 것은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 것이다.